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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정보

영화 빅피쉬 리뷰, 해석 : 인생에는 판타지가 필요하다

by Zeanne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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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피쉬는 2003년에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다 보게 되었고 리뷰를 쓰게 되었다. 전에도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보다 말다 했다. 허무맹랑한 스토리가 이해도 안 되고 지루한 부분도 있었다. 왜 진작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 인생에 사실이 아닌 이야기(판타지)가 왜 필요한지를 말해주는 영화이다.

 

영화 빅피쉬 리뷰

 

 

 주인공의 아버지는 굉장히 유쾌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즐겨하신다.. 물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으나 상당 부분 허구와 과장으로 이루어져 어디서부터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관객들조차 알 수 없다. 아들이 태어나는 날 아버지는 강에서 전설의 빅피쉬(?)를 힘들게 잡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어딜 가나 사람들한테 무용담처럼 늘어놓았기 때문에 주인공은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 자신의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조차도 처음 듣는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아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엔 사이가 틀어져서 연락도 안하고 살게 된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말도 안되게(?) 흥미진진해서 사람들은 보다 근본적인 것을 잊게 된다. 바로 ‘왜 아이가 태어나는 날 옆에 있지 않고 전설의 물고기를 잡고 있었단 말인가?’ 하는 의문 말이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는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누워 계셨고 병문안을 간 아들에게 담당 주치의는 말한다. 네가 예정보다 일주일 일찍 태어났고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멀리 있었기 때문에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고. 그래서 굉장히 미안해했다고...... 의사는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재미없는 얘기를 하는데 이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깨닫게 해준다. 아버지는 물고기를 잡고 있었던 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나갔던 것이다. 아버지는 아내와 아들과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해서 항상 미안해했고 그의 판타지들은 미안함과 그만의 사랑 표현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랬다. 아버지에게 현실은 항상 미안함의 연속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결혼하자마자 혼자 두고 한국전쟁에 참전해야 했다. 아내에게 하얀 울타리가 쳐진 집을 사주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돈을 벌러 다녔고 아이가 태어나는 날에도 옆에 있어 주지 못했던 것이다.

 

 아버지가 처음부터 그렇게 허무맹랑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젊은 시절의 아버지는 꽤나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당시 은행을 털러 온 시인 친구에게 왜 은행에 돈이 없는지 현실을 알려주면서 돈을 월스트리트에 가야 있다고 알려준다. 아이러니하게 시인 친구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서 바로 월스트리트로 가서 부자가 되고(이 사람은 P다, J일 리가 없다) 그의 도움으로 아버지는 하얀 울타리가 쳐진 집을 장만하게 된다.

 

 진실은 초라하고 재미없는 것이다. 때로는 환상적인 거짓이 우리에게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준다. (거짓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아버지의 삶은 비록 초라하고 미안함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었다. 어머니와 결혼하기 위해 늑대인간 서커스 단장 밑에서 온갖 궂은일을 다했고, 결혼 후 전쟁에서 빨리 돌아오기 위해 위험한 작전에 자진해서 나섰고, 전설의 물고기도 잡았던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못하나 어머니의 표정은 그런 아버지를 모두 이해하는 표정이다. 어머니가 만약 서운함이 있었다면 아마 이야기와 함께 일찌감치 눈 녹듯 사라졌을 것이다. 아들도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고 마지막 판타지에 함께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